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열두 개였다.
한 칸씩 밟을 때마다 공기가 달라졌다. 향 연기와 등유 냄새, 그리고 사람의 욕망이 섞인 그 냄새를 서린(徐麟)은 오 년 만에 다시 맡았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강호에서 달라지는 것은 언제나 사람뿐이었다.
경매장은 낙양 북쪽 하수로 아래에 있었다. 이름은 암류각(暗流閣). 표면으로는 직물 창고를 운영하는 객주였으나, 지하에서는 강호의 온갖 금기물이 거래되었다. 무림 비급(祕笈), 봉인된 독공(毒功)의 처방서, 정체 모를 암기(暗器), 심지어는 고수들의 행방을 추적한 정보 문서까지. 살 수 있는 사람은 돈이 있거나, 칼이 있거나, 아니면 돈도 칼도 필요 없을 만큼 두려운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