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이틀째 내리고 있었다.
서하는 창문에 이마를 붙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국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눈이 길을 덮은 게 아니라, 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세상이 하얗게 고른 표면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마을 이름도 몰랐다. 내비게이션이 멈춘 뒤 눈발이 짙어졌고, 가장 가까운 불빛을 따라 들어온 곳이 이 숙소였다.
펜션이라 부르기엔 낡고, 민박이라 부르기엔 컸다. 주인 여자는 체크인 서류를 건네며 "내일은 더 심해진대요"라고 말했다. 마치 오래 기다린 소식을 전하듯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