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되었는데도 교실 창문 밖에는 눈이 남아 있었다. 녹다 만 눈이, 화단 모서리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소율은 가방 끈을 고쳐 쥐며 복도 끝 교실 앞에 섰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원래부터 이 학교는 빈 교실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 그게 이소율이 좋아하던 것 중 하나였다. 문을 밀면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것.
교실 안은 어두웠다. 형광등을 켜지 않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3월의 희뿌연 빛이 책상 위에 얇게 깔려 있었다. 이소율은 맨 앞줄 창가 자리, 정확히는 자신이 3년 동안 앉았던 그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