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의 촛불은 밤이 되어야 제 빛을 찾았다.
낮에는 그저 흰 밀랍 덩어리에 불과했다.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바닥에 색색의 얼룩을 만드는 시간에, 촛불은 존재조차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해가 기울고 묘지의 그림자가 예배당 문턱을 넘어오면, 촛불은 비로소 살아났다. 마치 죽은 자들처럼. 낮에는 침묵하다가 밤이 되어야 말을 꺼내는 것들처럼.
사도 이렌은 그 사실을 열두 해 전부터 알고 있었다.
🐉 판타지 · 단편완결
예배당의 촛불은 밤이 되어야 제 빛을 찾았다.
낮에는 그저 흰 밀랍 덩어리에 불과했다.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바닥에 색색의 얼룩을 만드는 시간에, 촛불은 존재조차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해가 기울고 묘지의 그림자가 예배당 문턱을 넘어오면, 촛불은 비로소 살아났다. 마치 죽은 자들처럼. 낮에는 침묵하다가 밤이 되어야 말을 꺼내는 것들처럼.
사도 이렌은 그 사실을 열두 해 전부터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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