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하나 없는 복도를 손전등 하나에 기대어 걷는 것은, 탐정 일을 시작한 지 십일 년이 된 오늘 밤이 처음이었다.
강무진은 발소리를 죽이며 걸었다. 닳은 장판 위로 유리 파편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신발 밑창이 사각거릴 때마다 그는 멈추었다가 다시 걸었다. 손전등의 빛이 벽을 훑으면 벽지가 꽃잎처럼 말려 있었고, 그 안쪽에서 곰팡이가 검게 번져 있었다. 한때 이 복도를 가득 채웠을 소리들——신발 소리, 금속 카트 소리, 누군가의 울음——이 이제는 전부 벽 속에 흡수된 것처럼 조용했다.
의뢰는 단순했다. 아니, 단순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