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가 없는 바다 위에서 시장은 언제나 동쪽으로 흘렀다.
누군가는 그것이 마법의 흐름 때문이라 했고, 누군가는 오래전 죽은 항해사의 집착 때문이라 했다. 이졔 리나에게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오늘도 이 시장이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도 여기 있다는 것이었다.
'흐르는 시장'은 열두 척의 배가 마법의 쇠사슬로 이어진 형태였다. 배와 배 사이에는 판자가 걸려 있고, 그 위로 천막이 세워졌으며, 천막 아래 상인들이 살았다. 어떤 상인은 바다 밑에서 건져 올린 기억을 팔았고, 어떤 상인은 달빛을 압축해 만든 수면제를 팔았다. 리나의 자리는 가장 끝 배의 뱃머리였다. 팔 것이 없는 자가 앉기 좋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