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안에서도 시간은 거꾸로 흘렀다.
세리온은 그 사실을 손목의 문신으로 알 수 있었다. 어제 새겨진 죄명이 오늘은 흐릿해지고, 내일이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 도시 베렌하에서는 모든 것이 그랬다. 상처는 새로 생겨났다가 낫고, 꽃은 피었다가 봉오리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기억을 잃는 대신 기억을 되찾았다. 아직 겪지 않은 일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마법사 세리온에게 이 도시는 저주였다. 그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