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안은 언제나 같은 온도였다. 지상의 계절이 어떻게 바뀌든, 이 깊이에서는 늘 사람의 체온보다 조금 낮은 공기가 흘렀다. 카엘은 그 사실을 열일곱 번의 하강으로 몸에 새겼다.
랜턴을 들고 수직갱도 사다리를 내려가며 그는 손바닥의 굳은살을 느꼈다. 검 손잡이가 아닌 곡괭이 자루가 만들어낸 굳은살. 동료들은 그것을 두고 '드래곤 슬레이어답지 않다'고 웃었지만, 카엘은 대꾸하지 않았다.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호칭이 지금 이 세계에서 얼마나 공허한지, 그들은 몰랐다.
바닥에 발이 닿자 그는 랜턴을 높이 들었다. 3층 갱도. 마법 금속 아이로나이트가 가장 풍부하게 매장된 지층이었다. 벽면 곳곳에서 은빛 광맥이 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였다. 그러나 카엘이 처음 이 광산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그 반짝임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아이로나이트는 마법을 머금은 금속이다. 마법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이 벽의 빛이 줄어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