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이름은 없었다.
간판 대신 낡은 청포 하나가 처마 끝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렸다. 강호를 떠도는 자라면 알았다. 그 청포가 보이는 곳에 앉으면 세상 어느 곳의 정보든 살 수 있다고. 단, 값은 흥정하지 않는다고.
주인은 귀노(貴老)라 불렸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얼굴에 눈썹만 유독 짙고 길었다. 말수가 적었고, 차를 내릴 때는 언제나 같은 속도로 찻물을 부었다.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강호의 온갖 살기와 원한이 그 문지방을 넘어 들어왔다가 나갔지만, 귀노의 손은 한 번도 떨린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