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은 매일 아침 여덟 시가 되면 지하 생태계를 이룬다. 사람들이 밀려들고, 빠져나가고, 다시 밀려드는 조수처럼. 던전이 생기기 전부터 그랬고, 던전이 생긴 후에도 그랬다. 달라진 건 승강장 끝 노란 선 너머, 철망으로 격벽을 세운 구역뿐이었다.
'던전 안전 구역. 관계자 외 출입 금지.'
형광 주황색 테이프가 격벽 아래 붙어 있었다. 그 너머 어둠 속에서 이따금 낮게 울리는 소리가 났다. 짐승도 아니고 기계도 아닌 무언가가 내뱉는 소리. 서울 시민들은 이제 그 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어폰을 꽂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눈을 감았다. 무시하는 것도 일종의 적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