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은 언제나 소리 없이 열렸다.
도시 동쪽 끝, 한때 물류창고가 늘어서 있던 구역에 처음 균열이 생긴 건 7년 전이었다. 처음엔 아지랑이처럼 공기가 일그러지는 것으로 시작됐다. 사람들은 그게 뭔지 알아채기도 전에 빨려 들어갔다. 그날 이후 정부는 반경 2킬로미터를 통제구역으로 묶었고, 이듬해엔 방호벽을 쳤고, 그다음 해엔 이곳을 최전선 도시로 지정했다. 공식 명칭은 '가-17 봉쇄 구역'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냥 '끝'이라고 불렀다.
이수현은 그 끝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