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어귀에서 세 번째 오른쪽 꺾임, 그리고 두 번째 낡은 문.
세이라는 간판을 달지 않았다. 달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약방을 찾아오는 이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다 거절당한 후였고, 그 정도면 골목 끝까지 기어서라도 찾아올 의지가 생기는 법이었다.
마법이 금지된 나라 레이든에서 약방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손에 잡히는 방식으로 다루는 일, 그것이 세이라의 직업이었다. 뿌리와 씨앗과 썩어가는 껍질로 만들어낸 것들. 누군가의 살을 태우고 누군가의 피를 멈추고 누군가의 심장을 아주 조금 더 느리게 뛰게 만드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