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장에 도착했을 때, 세리안은 이미 그 자리에 있었다.
붉은 촛불이 수백 개 매달린 천장 아래, 귀족들이 저마다 가면을 쓴 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황제의 명으로 소집된 이 자리는 표면상 봄의 연회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제국의 기밀이 적국 다르헨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지 두 달. 오늘 이 연회장에 초대받은 자들은 모두 용의선상에 오른 이들이었다.
세리안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군중 속으로 섞여들었다. 첩보원으로서의 임무가 그것이었으니까.